비오는 날이 좋다. 나이 듦의 증거, 친구 녀석이 말했다. 베지밀이 맛있다고. 언제가부터 비 맞는걸 꺼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. 연례행사처럼 장마철엔 발정난 강아지마냥 빗속을 헤집고 다니기도 했었는데... 창밖의 두 소녀가 빗속을 즐기고 있는 모습, 너무나 보기 좋더라. 자질구레한 걱정일랑 잠시 묻어두고 자유로워 지고 싶다. 나 역시 아직 비오는 날을 좋아하고 싶다.